장기 보유의 힘 #3
<Invest like the Best> 중 <The Power of Long Holding Periods>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윌리엄 손다이크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장기 리서치 과정에서 인내심이 구축되는 방식
패트릭: 앞서 말씀하셨던 인내심에 관해 좀 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제 '50X' 팟캐스트에 다룰 만한 아웃사이더 기업에 관해 심층 분석을 하고 계시잖아요? 가장 최근 사례인 트랜스다임 등에 관해서, 새롭게 알아내신 것들이 있을까요? 전통적인 애널리스트가 처음 알게 된 회사를 분석하면서 10~20시간 정도 시간을 써서 분석하더라도 간과하거나 저평가하는 사실 같은 것 말이죠. 당신은 아마도 5시간이나 그보다 짧은 시간만 쓰면 간파하시겠지만요. 트랜스다임에 한정한다면 그 애널리스트가 놓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아가 말도 안 되는 정도의 심층 분석과 장기 리서치 과정이 갖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윌리엄: 양파 껍질 벗기기에 비유하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그간의 심층 분석에서 우리가 깨달은 사실에는 완급 조절도 포함됩니다. 트랜스다임의 그 능력은 정말 차별화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열심히 분석해야만 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다임에서 또 중요했던 능력은 바로 기업 규모가 커졌는데도 아주 소규모의 인수 건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다른 기업을 연쇄적으로 인수하는 회사들에는 공통적인 특성이더군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수 건은 주당 기업가치 증가에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연쇄 인수자는 더 큰 규모의 딜에만 집중하는 실수에 빠집니다. 트랜스다임은 기업가치 증가 가능성이 큰, 더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 '인수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부 부채로 말이죠. 말하자면 트랜스다임은 좋은 게임을 골랐습니다. 닉 하울리와 그의 팀은 훌륭한 산업을 고르기도 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어떤 측면에서도 최적화되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기업의 조직 구조를 둘러싼 결정에서도 최적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다임은 완전히 탈중앙화된 조직이라는 극단적 형태를 취했는데, 성장을 구가하는 시기에도 이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50X' 팟캐스트에서 다루기도 했지만, 이 기업을 처음 분석할 때는 그 세부사항을 놓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와중에도 그 접근법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정보죠. 트랜스다임의 보수(compensation)에 대한 접근법은 상장 기업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데, 탈중앙화된 조직 형태에 직접적으로 연동될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도발적이기까지 합니다. 전적으로 성과에 기반해 보수를 산정합니다. 직원이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해서 보수를 더 많이 주지 않죠. 나아가 아주 정교한 산식으로 계산한, 주주가치의 복리 성장을 위한 최소 기준치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트랜스다임의 가치 창출 삼위일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단순함의 관점에서 기업 문화를 조직 전체에 어떻게 스며들게 할지에 관한 교훈을 정리하면,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50X' 팟캐스트에서도 끝없이 반복되는 내용이죠. 하지만 트랜스다임 내부에서 반복되는 수준과 비할 바는 아닌데, 생산성(productivity)과 가격 결정(pricing), 수익성 있는 신사업(profitable new business)이 그 내용입니다(아래 나오는 '3P'는 이를 지칭한다). 이 세 가지야말로 가치 창출의 지속 가능한 원천이고 모든 사업부는 이 세 가지를 토대로 분기 단위 평가를 받습니다.
패트릭: 이쯤이면 처음에 제가 드렸던 질문, 즉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정말 장기적인 보유 기간이 가져다주는 강점에 관해 두 가지 정도 답은 된 듯합니다. 게임 선택과 문화야말로 처음부터 집중해야 하는, 지속 가능한 핵심 요소로 볼 수 있겠죠. 정말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올바른 게임을 고르고,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올바른 문화를 가졌다면 그 가치는 오래 지속됩니다. 먼저 게임 선택부터 다뤄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경력을 통틀어 그 세월 동안 배운 교훈이 아주 궁금합니다. 그 수많은 기업, 기업가들 중 누구는 올바른 게임을 선택해 훌륭한 성과를 만들었고 누구는 그렇지 않았죠. 이를 지켜보면서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기업이 좋은 게임을 선택하는 것에 관해, 윌리엄 당신의 커리어를 종합해 결론을 내려 보자면 어떤 내용일까요?
윌리엄: 제 경력 후반부에 들어서는, 잉여현금흐름의 예측 가능한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쪽으로 결론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훌륭한 기업의 요건은 예측 가능한 성장과 잉여현금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 투자 경험에서는 그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관여했던 일 중에서 최고의 투자를 되돌아보면, 예측 가능성은 고객 관계의 견고함과 극도로 낮은 이탈률로부터 도출되고 수익성은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EBITDA를 잉여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지에 달려 있었습니다. RACI(Responsible, Accountable, Consulted, and Informed, 직무 관련자가 프로젝트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책무를 매트릭스 형태로 기술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역할과 그 관계를 설명하는 모델)가 거기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성장입니다. 성장은 정말 아주 강력한 힘을 갖지만, 유기적 성장과 비유기적 성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컴파운딩 랩스는 비유기적 성장, 즉 장기간에 걸친 연쇄적 인수가 가치 창출의 주요 엔진인 기업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게임 선택과 관련해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나 컴파운딩 랩스의 파트너들이 여전히 발 담그고 있는 서치 펀드의 핵심을 생각해 보면, 그 주요 엔진은 현금흐름의 유기적 성장이니 말이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완벽한 기업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과는 다르지만, 서치 펀드 종사자들은 이를 그간 계속해서 정교하게 가다듬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서치 펀드의 성과를 보면 잘 알 수 있겠죠. 어찌 됐든 핵심은 성장입니다. 정리하자면, 가치 창출의 세 축은 게임 선택과 문화,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고 각 층위마다 고려할 세부사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 축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일을 올바르게 하다 보면 다른 여러 훌륭한 특성도 얻게 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런 특성들은 상호 연관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세 축을 다 갖춘 기업 중 EBITDA 마진율이 높지 않은 곳은 아주 드뭅니다.
패트릭: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이나 그 유형은 어떠한가요? B-52 폭격기 부품을 납품하는 것과 미국 연방 항공청 승인과 관련된 이야기(#1을 참고)는 전환 비용, 또는 너무나 많은 일을 수반하기에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죠. 거기에서 나아가, 당신이 관심을 두는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특성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윌리엄: 우리가 집중하는 기업의 고객은 보통 기업 고객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다수가 B2B 사업을 하기 때문에 그렇죠. 보통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트랜스다임의 경우처럼 제품을 제공할 때는 최종 비용에서 아주 낮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서 관리 사업은 매달 요금이 결제된다는 점에서 그 미학의 정점을 이룹니다. 이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서 정확히 무엇을 대가로 요금을 결제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그 사업체는 박스를 절대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박스라도 잃어버렸다가는 규제 당국의 감사를 받는 고객과 법적 분쟁에 빠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죠.
패트릭: 트랜스다임의 '3P'(생산성, 가격 결정, 수익성 있는 신사업)에 관해서 언급하셨던 것과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하는 기업 문화도 저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나허(Danaher)의 사업 시스템처럼 상장 기업 중에서도 재밌는 사례가 많죠. 기업 문화와 한발 앞선 전진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서 기업 문화의 잠재력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존의 고객에 대한 집착일 수도 있고, 다나허나 또 다른 사례도 있을 텐데요. 당신의 여정에서 기업 문화가 갖는 의미와 그 역할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윌리엄: 저는 기업 문화를 온전히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최고 경영진의 유지율(retention rate)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은 글래스도어 등에서 내부 NPS(Net Promotion Score, 고객의 기업 충성도를 측정하는 지표인데 여기서는 '내부 고객', 즉 직원이 매긴 점수를 의미) 점수를 보면 됩니다. 빈백 체어(bean bag chairs)나 탁구 테이블의 존재를 시사하는, 전형적인 실리콘 밸리 문화를 생각해 보죠. 그 기업에도 문화가 존재하고, 그 형태는 조직 설계 결정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업의 대다수는(덧붙여 컴파운딩 랩스가 같이 일하는 대다수 기업도) 꽤 높은 수준의 탈중앙화를 이뤘습니다. 이들은 탈중앙화된 조직 형태를 의식적으로 선택했고, 이와 연관된 강력한 문화가 정착되었죠. 말하자면 기업가정신의 풍조이고, 조직의 상태는 본사 관리부서가 아니라 각 사업부의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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