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보유의 힘 #2
<Invest like the Best> 중 <The Power of Long Holding Periods>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윌리엄 손다이크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매출 퀄리티와 자본 효율성의 정의
패트릭: 매출 퀄리티라는 개념을 밑바닥에서부터 제대로 이해하려면 계속해서 아래로 파내려 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기업을 조사할 때 당신이 추구하는 높은 매출 퀄리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지표가 있을까요? 나아가 당신이 수행하는 기업 심층 분석의 초기 과정이 어떠한지도 궁금합니다. 분석 대상 기업에 보통 어떤 질문을 하시나요? 반대로, 설령 긍정적인 지표가 있더라도(가령 낮은 이탈률) 의식적으로 피하려는 신호도 있나요?
윌리엄: 기업 분석의 초기는 마치 수학자가 복잡성의 반대 개념으로 단순성을 논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수많은 기업을 그렇게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죠.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극도로 낮은 이탈률이라는 특성을 보이는 산업도 진정 장기 보유할 만한 기업 유형을 발견할 출발점(또는 풀[pool])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마이클 포터의 이론을 포함해 기업 평가에 활용할 사고틀이 아주 많이 존재하죠. 그렇다고 해도 제가 보기에 어떤 기업의 고객 이탈률이 2%에 불과하다는 것은 아주 강력한 지표입니다.
낮은 고객 이탈률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은 그 원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고객 충성도에 잠재적 혼란을 초래할 요인이 무엇인지도 같이 판단해야겠죠. 낮은 고객 이탈률의 원인에 관해서는 수많은 설명이 존재하지만, 사실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비교적 단순한 운영과 가격 결정력, 높은 자본 효율성이 그 주인공입니다(자본 효율성은 우리가 정말 집중하는 또 다른 요인인데, 나중에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여러 긍정적인 경제적 특성은 이러한 매출 특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집니다. 매출 퀄리티가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아주 강력한 주요 지표 정도는 됩니다. 적어도 우리 일에서는 그랬습니다.
패트릭: 자본 효율성을 더 논의해 보죠. 그 개념이 뜻하는 바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꼭 트랜스다임은 아니더라도 요점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윌리엄: 제가 트랜스다임이 아주 좋은 사례라고 말할 때는 우선 이 회사가 아주 훌륭한 사업을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유형자본이익률(ROTC: return on tangible capital)이라 불리는 측정 지표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정의합니다. 바로 기업이 사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그 사업을 하는 데 사용한 유형자산과 비교하는 지표이죠. 청취자 여러분이 따분해하실지도 모르지만, 계산 방식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먼저 감가상각비가 자본적 지출과 같다고 가정하는데, 이는 대다수 기업 사례에서 보건대 꽤 보수적인 관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EBITA에 '1-과세율'을 곱해서 세금의 영향을 반영합니다.
'1-과세율'은 역사적으로 0.6 정도였고, 현재는 0.7 정도에 가까운 듯합니다. 어찌 됐든 이를 순운전자본과 순유형자산의 합으로 나눠줍니다. 이 산식에는 영업권으로 대표되는 무형자산이 포함되어 있지 않죠. 우리는 이 ROTC가 20% 이상인 기업을 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유지보수 자본 지출이 적게 필요한 기업을 찾을 때 우리가 살펴보는 지표를 다소 단순화해서 구하는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자본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기업 유형입니다. 순운전자본 규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매출채권 회수 사이클이 길지 않고, 재고도 많이 보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의 운영 방식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여기에 미리 대금을 지불 받는 방식이 합쳐진다면 그 힘이 몇 배가 됩니다. 제가 오랫동안 투자하면서 그 진가를 깨닫게 된 사실 중 하나는 바로 마이너스(-) 운전자본의 놀라운 힘입니다.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패트릭 당신이 투자한 일부 기업도 그 힘의 혜택을 보니까 잘 알고 있겠죠. ROTC는 이를 아주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은 이러한 의미에서 자본 효율적이고, 동시에 보유 자산 규모도 작습니다.
패트릭: 방금 말씀하신 기업 유형의 반대 사례, 즉 아주 매력적인 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지보수 자본 지출이 많이 필요한 유형에 관해서 사례를 들어 말씀해 주시죠. 머릿속에 떠오른 기업이 있나요?
윌리엄: 정말 훌륭한 사업이지만 투자 실적은 그저 그랬던(어느 정도 반대 사례의 조건을 충족하겠죠?) 유형은 우리가 오랫동안 투자했던 데이터 센터 기업을 들 수 있겠네요. 데이터 센터 사업에서는 반복 매출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사업 운영의 역학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장비와 그 선반, 전원 장치를 계속해서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특정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관리할 것들이 많고, 각 기업은 직전 연도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의 높은 한 자릿수 비율 정도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종이와 전자 문서를 보관하는(대부분은 종이 문서죠) 문서 관리 사업과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아주 두드러집니다. 아이언 마운틴(Iron Mountain)이 이 업계를 지배하고 있죠. 이 문서들은 창고의 선반 위에 그대로 보관하기 때문에 필요한 유지보수 자본 지출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 측면에서 볼 때 문서 관리 사업은 정말 훌륭한 우위를 가집니다. 극도로 낮은 유지보수 자본 지출에다 고객 이탈률이 2%에 불과하니까요. 데이터 센터 사업과 문서 관리 사업은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아주 유사합니다. 그런데도 한쪽(데이터 센터)은 유지보수 자본 지출이 높고, 다른 쪽(문서 관리)은 낮습니다. 이러한 양상이 오랜 시간 반복되기에 결국 이것은 복리의 게임입니다. 자본 집약도의 조그마한 차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결국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의 차이로 되돌아옵니다.
패트릭: 전 세계가 무형자산에 집중하고 S&P 500 등 주가지수 편입 기업의 총자산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당신이 유형자본을 언급한 것은 정말이지 이례적으로 들립니다. 이에 관해 조금 더 말씀해 주시죠. 무형자산의 가치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훌륭한 사업을 하지만 무형자산 가치 비중이 아주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윌리엄: 저는 재무상태표에서 영업권을 다루는 것과 같은 관점으로 무형자산을 바라봅니다. 전통적인 회계는 재무제표에서 영업권을 없애는 것을 궁극적으로 목표합니다. 지적 재산권이라는 의미에서 무형자산은 앞서 말한 낮은 자본 집약도를 가진 기업과 연관성이 아주 큽니다. FAANG 기업을 한번 보세요. 그렇게 어마어마한 자본 효율성을 가진 기업 사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라는 회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했던 초기 자본과 현재 이들이 창출하는 잉여현금흐름을 비교해 보세요.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전례가 없는 유형입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무형자산의 성격을 갖춘 지적 재산권에서 어마어마한 혜택을 보기에 자본 효율적이지만, 회계 시스템상 재무상태표에 그 증거가 자동으로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패트릭: 앞서 언급하셨던 복리의 게임과 조그마한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마어마한 숫자가 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높은 유형자본이익률과 자본 효율적인 기업 유형은 평균적인 기업이 달성할 수 없는 위업을 달성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이들이 더 많은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기에 유연하기 때문일까요? 자본 효율성이 눈덩이를 굴리는 것처럼 더 큰 복리 성장 능력으로 전환되는 방식은 실제로 어떤 모습인가요?
윌리엄: 이탈률이 낮은 사업은 자본 효율성이 아주 높고, 현금 창출의 예측 가능성도 높습니다. 정말이지 아주 강력한 조합이죠. 컴파운딩 랩스 이야기로 돌아가서, 우리는 재능 있는 젊은 CEO와 함께 보통 수직 통합된 어떤 산업의 틈새시장에서 아주 오랫동안 투자할 만한 회사를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 회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기업을 연쇄 인수하고요. 이때 우리의 핵심 원칙이 바로 자본 효율성입니다. 우리는 이런 회사들을 정말이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본 효율적인 방법으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얼마나 효율적인 방법인가 하면, 프라이빗 에쿼티 회사가 수직 통합된 산업에서 시도할 법한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고자 합니다. 낮은 이탈률로 인한 예측 가능성과 자본 효율성을 확보한다면 이 구조는 인수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레버리지를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줍니다. 특히 그 오랜 시간에 걸쳐 완급을 조절하려 한다면 더욱 그렇고요. 이는 우리가 트랜스다임에서 배운 것인데, 트랜스다임의 초기 자본은 겨우 2,50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그 외에는 필요하지 않았죠.
패트릭: 놀랍군요.
윌리엄: 오늘날 트랜스다임의 시가총액이 대략 350억 달러 정도입니다. 초기 자본 2,500만 달러를 제외하고는 단 1달러도 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현금의 재발견》의 첫 번째 챕터에 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초기 4~5년 동안은 켈소(Kelso & Company)와의 거래에서 인수한 첫 네 개 기업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트랜스다임은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인 켈소와 손잡고 차입매수[LBO]를 통해 1993년 IMO 인더스트리즈에서 아델 패스너스[Adel Fasteners]와 에어로 프로덕츠 컴포넌트 서비시스[Aero Products Component Services], 콘트롤렉스 코퍼레이션[Controlex Corporation], 위긴스 커넥터스[Wiggins Connectors]의 네 회사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이로부터 4~5년 뒤 오디세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Odyssey Investment Partners)가 등장하기 전까지(1998년 오디세이는 켈소에 11억 달러를 지불하고 트랜스다임을 인수했다) 트랜스다임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에 트랜스다임은 EBITDA의 토대를 착실히 다지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이후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었고, 부채를 활용했기 때문에 인수 기업 수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죠. 추가 자본을 투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기업 인수가 가능해지는 이 시점을 일컬어 우리는 '플라이휠(flywheel)'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트랜스다임이 바로 그 훌륭한 사례입니다. 회사의 창업자 닉 하울리가 정말 이른 시기에 구축한 플라이휠은 지금도 여전히 활기 넘치게 작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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