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보유의 힘 #1

장기 보유의 힘 #1

Thinker
윌리엄 손다이크
카테고리
투자철학
태그
현금의 재발견
Invest like the Best
Date
2023년 01월 19일
패트릭 오쇼너시(Patrick O'Shaughnessy)가 진행하는 <Invest like the Best> 팟캐스트의 2022년 8월 2일 컨텐츠인 <The Power of Long Holding Periods>를 번역한 글입니다. 게스트는 《현금의 재발견(원제: The Outsiders)》 저자로 유명한 윌리엄 손다이크(William Thorndike)입니다. 1시간짜리 대담인데 다섯 개 포스팅으로 나눕니다.
 
notion image

장기 보유의 힘 #1

 
<Invest like the Best> 중 <The Power of Long Holding Periods>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윌리엄 손다이크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소개

 
패트릭 오쇼너시(이하 패트릭): 오늘 게스트인 윌리엄 손다이크와는 2017년에 대담한 적이 있습니다. 윌리엄의 훌륭한 저서인 《현금의 재발견》과 그의 프라이빗 에쿼티 분야 경험을 다뤘죠. 2017년 대담에 제가 붙인 제목은 '훌륭한 자본 배분가가 자본을 성장시키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오늘의 대담은 2017년 대담에서 다루지 않았던 주제에서 이어집니다. 윌리엄이 '50X'라는 이름으로 새로 시작한 팟캐스트의 관점을 통해 수십 년간의 보유 기간이 가진 힘과, 초정상적으로 긴 시간 동안 높은 수익률로 복리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공통적 특성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친애하는 윌리엄 손다이크와의 오늘 대담을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아직 윌리엄의 '50X'를 구독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구독하시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윌리엄이 '50X'와 《현금의 재발견》을 통해 배운 것들

 
패트릭: 윌리엄, 당신의 투자와 컴퍼니 빌딩 분야에서의 경험을 통해 대여섯 가지 중요한 주제를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과 어느 정도 협력해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먼저 다루고 싶습니다. 바로 '50X'라는 신규 팟캐스트와 그 일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한 컴파운딩 랩스(Compounding Labs)라는 회사에 관해서 말이죠. 제 생각에 사람들은 윌리엄 당신을 《현금의 재발견》을 통해 알게 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투자와 프라이빗 에쿼티 분야 경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듯해요. 당신은 서치 펀드(search fund,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창업하려는 기업가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의 초기 투자자였죠. 《현금의 재발견》 저자로만 당신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2017년 대담을 통해 당신의 두 분야 경력을 깊이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 자리에서 《현금의 재발견》의 핵심 논지와 그 연구가 당신의 투자 마인드에 미친 영향, 새로운 프로젝트인 '50X'를 하고 있는 이유와 그 연결성에 관해 한번 설명해 주시죠.
 
윌리엄 손다이크(이하 윌리엄): 《현금의 재발견》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제 삶의 활력소였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2학년 재학생으로 구성된 재능 넘치는 젊은 연구 파트너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연구 과정에서 각 챕터의 핵심을 아우르는 연구·분석 작업과 우리가 발전시킨 모델의 깊이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저와 학생들은 연구에 1개 학년도 전체를 할애했습니다. 첫 학기에 우리는 각 아웃사이더 기업(《현금의 재발견》의 원제는 《The Outsider》로, 책에 등장하는 사례 기업을 뜻한다)과 그 비교 기업을 심도 있게 분석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학기에는 첫 학기의 연구 결과를 마치 외판원이 집에 들어가기 위해 주는 선물(door opener)로 활용해 당시 살아있던 아웃사이더 CEO를 직접 만났습니다. 대다수는 은둔자적 기질의 사람들이었죠. 또 이 기업들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사람들, 즉 이사회 일원이나 전임 경영진, 핵심 고문, 서로 다른 사업부의 핵심 직원, 경쟁자 등도 만나 대화했습니다.
 
정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웃사이더를 규명하는 데 사용한 규칙의 핵심은 아주 긴 시간 동안 S&P 지수 및 비교 기업과 비교한 상대실적이었습니다. 책에 등장한 여덟 명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20년 정도였는데, 결국 우리가 시험한 것은 두 번의 온전한 경기 순환 주기에 걸친 실적 우위라고 할 수 있겠죠. 정말 긴 보유 기간이 주는 힘과 그것이 기업의 모든 측면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똑똑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로서도 그렇고, CEO와 경영진 입장에서도요. 이러한 연구 과정은 정말 즐거웠을뿐더러 제 투자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8년 전에 후서토닉 파트너스(Housatonic Partners)의 파운딩 파트너(founding partner)로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그 회사에서 은퇴하고 개인 투자자로서 투자하고 있죠. 예나 지금이나 제 투자를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는 훨씬 더 긴 시간 지평으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즉 수십 년이라는 보유 기간이 필요한 투자죠. 이 위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기업과 CEO, 투자자를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나아가 컴파운딩 랩스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바로 켄트 위버(Kent Weaver)와 제이슨 파나논스(Jason Pananons), 제이 데이비스(Jay Davis)인데, 세 명 모두 저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우리는 12년 이상 함께 일하고 투자했어요. 우리 모두는 앞서 언급한 주제에 관해서 열렬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50X'는 그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즉 투자와 기업 분야에서 아툴 가완디(Atul Gawande, 인도계 미국인 의사이자 보건정책 관료, 작가)의 '긍정적 일탈자(positive deviant)'에 비견될 만한 사람과 기업을 찾겠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가장 성공적인 아웃사이더, 즉 '50X'라는 이름의 기원이기도 한 50배의 투하자본배수(MOIC: multiple on invested capital)를 낳는 기업의 세부사항을 학습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요. 이는 20년간 20%가 넘는 IRR을 올릴 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아주 높은 기준이죠. 사실 우리가 찾는 기업이 통과해야 할 기준을 생각하면서 팟캐스트에 '100X'라는 이름을 붙이려고 했지만, 벌써 누군가 사용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아주 높은 기준인 '50X'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패트릭: 50배도 아주 좋은 성과죠. 윌리엄 당신이 관심 두는 장기 보유 기간이라는 주제에 관해 최대한 파보고 싶습니다. 트랜스다임 그룹(TransDigm, 1993년에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항공 우주 제조 회사) 투자 에피소드를 포함해 니콜라스 하울리(Nicholas Howley, 트랜스다임 그룹의 창업자) 및 여러 투자자와 나눴던 활기 넘치는 대화로 판단컨대, 이는 그리 간단한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났죠. 물론 이러한 장기 보유 기간은 근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 띱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죠. 심지어 회사 멤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20년이나 30년에 이르는 시간 지평을 염두에 둔다면,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윌리엄 당신은 그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시는지요? 수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장기 시간 지평을 가질 때 얻는 이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령 "이 회사가 하려는 일은 5년 내에는 성공하기 힘들지만, 30년 안에는 가능하다"라는 식으로 판단할 때 사용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존재하나요? 그 판단은 긍정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시간 지평이 길어질수록 예측이 힘들어진다는 것은 자명하기에, 당신이 이 주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윌리엄: 우리는 최초의 후서토닉 펀드가 투자했던 여덟 개 기업 중 세 개 기업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기업 투자의 보유 기간은 이제 25년이 넘었죠. 세 투자 모두 아주 훌륭한 투자 실적을 냈지만, 일을 하면서 아주 즐겁고 만족스러운 투자 사례이기도 합니다. 아까 《현금의 재발견》이 제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물으셨죠. 그 답의 일부를 말씀드리죠. 책에 나온 여덟 개 기업과 초창기 후서토닉 펀드의 보유 종목, 지난 세월 제가 관여한 수많은 기업들을 보면서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이익 특성(return profile)이 지속되는 데 가장 연관성이 높은 항목이 과연 무엇일지 생각하는 데 수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 생각의 결과물을 지금 컴파운딩 랩스에서 많이 풀어내는 중이지만, 그것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매출의 퀄리티입니다. 근본적인 질문은 곧 회사의 매출이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이냐는 것이겠죠. 만약 그렇다면, 다음으로 이탈 특성(churn profile)이 어떠한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탈률이 정말 낮은 사업은 그렇지 않은 사업과 비교해 그 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이탈'과 관련해 로고 이탈(logo churn, 고객 이탈률)이나 총 이탈(gross churn), 순매출유지율(net revenue retention) 등 여러 측정 지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핵심은, 말하자면 100명의 고객을 보유한 상태로 한 사업연도를 시작했는데 연말에 몇 명의 고객이 남았는지, 그 수가 줄었다면 어떤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기업 간 비교를 통해 각 기업의 매출 특성이 꾸준히 지속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죠. 트랜스다임이 아주 좋은 사례입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트랜스다임의 사업은 고도로 전문화된 항공·우주 부품 제조업입니다. 737 민간 항공기든 B-52 폭격기나 군용 항공기든 관계없이 트랜스다임이 항공기 플랫폼이나 프레임을 설계하면 보통 70~75년 정도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공기 기체에 들어가는 작지만 핵심적인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에서 어떤 부품을 교체하려면 미국 연방 항공청(FAA: The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런 일은 당연히 거의 일어나지 않겠죠. 따라서 이 사업의 매출 흐름은 아주 높은 예측 가능성과 가시성을 갖추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조직화 방법(가령 탈 중앙화된 조직 형태를 갖춰도 될지)이나 자본조달 방법 등 광범위한 일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이 여러 대안들 사이에서 자본 배분 결정을 할 때 엄청난 영향을 미치죠. 우리는 컴파운딩 랩스와 '50X' 팟캐스트에서 아주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특정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골라내어 왔습니다.

 

댓글

g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