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슐로스는 진짜다 #3(完)
그가 위대한 투자자인 이유
〈배런스〉
1985년 2월 25일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배런스 오늘날 무엇을 보고 투자 기회를 포착하시나요?
월터 장부가치를 봅니다. 순운전자본 기준보다는 다소 완화한 척도로서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기업의 역사를 보면서 현재 장부가치가 어느 수준인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배런스 장부가치 척도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월터 장부가치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값으로서 보통주 주주의 몫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산 중 유형자산에 묶인 비중이 큰 기업이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유형자산이 오래된 것인지 아니면 최근에 교체한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 사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가격 대비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이 매수나 매도 시점인지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점을 유의하세요.
배런스 준비되었습니다!
월터 웨스트코스트에 있는 포틀래치Potlatch라는 목재 회사입니다. 대단한 것은 없지만 목재를 아주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목재 재고자산의 가치가 시가총액을 앞설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유형자산에 얼마나 재투자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포틀래치를 두고 경영진의 지분율이 40%에 이른다는 점을 부정적인 요소로 지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타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작아서 투자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인데요. 경영진이 회사의 성공에 자기 이해관계가 연동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배런스 흥미롭군요.
월터 장부가치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업이 매각될 때 의 가치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지표를 보면 됩니다. 실제 매각될 가능성이 없더라도요. 투자금과 비교해 공정한 대가를 받게 될까요? '장부가치' 유형은 아니지만 정말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기업 사례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콘프로덕츠 리파이닝 컴퍼니Corn Products Refining Co.에서 사명을 변경한 CPC 인터내셔널입니다. 스키피Skippy 피넛버터와 마졸라Mazola(옥수수유), 뮬러스Mueller's(스파게티)를 아시나요?
배런스 그런 음식은 잘 먹지 않아서요….
월터 어쨌거나 정말 좋은 소비재입니다. 저는 소비재 주식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소비재 주식의 가치를 깨달은 사람이 많아서 저렴하게 사기가 힘듭니다. CPC 인터내셔널은 비록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주식은 아닐지 몰라도 잠재 가치가 상당합니다. 장부가치는 주당 27달러가량이고 순이익은 주당 4달러입니다. 배당은 주당 2.20달러이고 주가는 40달러입니다. 따라서 주가순이익배수(PER)는 10배이고요. 오늘날 이익의 10배를 지불하고 그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변동성도 작은 꾸준한 사업이고요. 하방 위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배런스 잘 모르겠습니다.
월터 주식이 인기를 끈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팔지 않고 계속해서 보유했다면 10%가량 손실을 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한적인 위험입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사업을 하는 CPC 인터내셔널에는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품이 우수해서 투자할 만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자가 좋은 결과를 낼 방향으로 일이 잘 풀릴 것입니다.
배런스 상방 목표가는 어느 정도일까요?
월터 주당 55~60달러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CPC 인터내셔널은 계속해서 깔고 앉아 있어도 될 기업입니다.
배런스 왜죠?
월터 시장이 저평가되었다면 CPC 인터내셔널은 계속해서 보유하기에 가장 좋은 종목은 아닐 것입니다. 시장이 상당히 저평가되었다면 몇 가지 장점을 더 갖추었거나 그럴 잠재력이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 시장은 그리 저평가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고평가되었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세요. 적정 수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현 시장은 하방 위험이 더 큽니다. 반면 CPC 인터내셔널은 하방 위험이 거의 없기에 더 편안하게 보유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하락한다면 (적정한 가격에) CPC 인터내셔널을 매도하고 훨씬 많이 하락한 다른 종목을 매수하면 되고요.
배런스 어떤 다른 종목을 말씀하시나요?
월터 스토퍼 케미컬은 2년 전 주가가 30달러였는데 16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폭락'으로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죠. 우리 평균 매수가는 주당 19달러이기에 최저점에서 매수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8달러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매수가입니다. 그런데도 대다수는 스토퍼 케미컬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현재와 미래의 순이익을 중시합니다. 저는 그러한 게임에 참여할 의향이 없습니다. 우리는 단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으로서 방대한 인맥과 정보를 갖춘 대형 투자회사의 애널리스트와 경쟁합니다. 그들은 공장을 방문하고 경쟁사와 대화하며 온갖 유용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대형 조직은 감당할 만한 여력이 있습니다.
배런스 기업의 재무제표만 분석하시나요?
월터 네, 기본적으로는 재무제표만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습니다. 주가가 합리적이라면 투자하고요. 매도가 가장 어렵습니다. 주가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지 누가 알겠어요? 어떤 종목을 매도하고 나면(저도 많이 해봤습니다)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론진 위트나우어Longines-Wittnauer(시계 제조사) 주식을 주당 10~11달러에 매수했던 적이 있습니다. 주가가 20달러까지 상승하자 정말 높은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결국 20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배런스 아….
월터 클라크 오일Clark Oil 주식을 주당 9달러에 매수해서 27달러에 팔기도 했는데요. 주가는 26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대상승을 놓쳤는지…. 하지만 저는 100~200% 정도 수익도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종목에 내재한 대상승의 잠재력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배런스 대상승은 정말 격렬한 강세장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 아닌가요?
월터 맞습니다. 1968년과 1972년에 시장에서 벌어진 일이었죠. 우리 같은 가치 투자자에게는 좋은 시장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주가가 상승한 일부 종목은 그야말로 천장을 뚫어 버렸지만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었죠. 삶이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의 게임에 참여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일을 해야죠. 에드윈과 저는 우리가 투자하는 방식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배런스 매도할 시점인지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월터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클라크 오일 사례로 돌아가 보죠. 매도가 27달러는 우리 매수가의 세 배에 이릅니다. 회사는 미국 중서부에 여러 주유소를 보유했고 일반적인 가격보다 몇 페니 낮은 가격에 판매했습니다. 처음에 주유소 하나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3,400개나 됩니다. 클라크 오일의 의사 결정권을 쥔 사람은 나이가 많았습니다. 그는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규모의 확대? 원한다면 판매가를 더 인하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석유업계에서는 정유회사가 아니라 산유회사가 돈을 벌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클라크 오일 주식을 매도했죠. 이후 앞서 말씀드렸던 일이 펼쳐졌고요.
배런스 오늘날 석유업계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월터 현재 대형 석유회사의 내재가치는 시가총액보다 분명 높습니다. 예컨대 텍사코Texaco의 주당 가치는 35~36달러보다 더 높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텍사코가 타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작아서 현 주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고들 합니다. 그런데요. 주당 3달러 배당을 실시합니다. 자산 규모도 엄청납니다. 미래의 유가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투자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몹시 많습니다만, 그렇게 시간을 죽이는 동안 텍사코는 높은 투자수익을 뽐냈습니다. 워낙 규모가 크기에 현 시가총액만 지불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배런스 상방 목표가는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월터 텍사코 주가가 45달러까지 상승한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 주가보다 10달러가량 높으니 정말 대단한 투자수익입니다. 하지만 45달러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사람들이 계속해서 매수하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러한 생각이 모여서 다시 상승세를 만듭니다. 그래서 매수보다 매도 시점을 판단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배런스 현 시장에서 발견하신 다른 투자 기회가 있나요?
월터 다 말씀드렸습니다!
배런스 앞서 말씀하신 것이 전부인가요?
월터 투자할 만한 종목이 아주 많을 정도로 현 시장이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현 종목을 계속해서 보유할 생각이지만, 가격 대비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하나만 더 말씀드리죠. 크라운 젤러바흐Crown Zellerbach(펄프 및 제지 제조사)입니다.
배런스 현재 주가가 34달러 정도군요. 그렇게 저렴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월터 하지만 잠재 가치가 큽니다. 지미 골드스미스Jimmy Goldsmith(프랑스 출신의 기업가이자 투자자, 정치인)가 관심을 두면서 회사는 포이즌필poison pill(기업이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해 취하는 자산 매각 등의 방어 수단)을 통해 그를 막아내는 중입니다.
배런스 장부가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월터 주당 34달러가량입니다. 하지만 제가 추정한 가치는 주당 100달러 정도입니다. 목재 재고자산과 다른 것을 모두 포함해서요.
배런스 지미 골드스미스가 성공하리라고 보십니까?
월터 아무런 견해가 없습니다만 회사의 조처로 인해 그가 인수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직 보유 자산이 상당히 많기는 하지만요.
배런스 또 다른 사례가 있을까요?
월터 우리는 사실 '중공업'에 한정하기보다는 현재 문제를 겪는 산업에 관심을 둡니다. 노스웨스트 인더스트리즈(그리고 론스타 스틸)는 과거 큰돈을 벌었지만 이제 투자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리 훌륭하지 않은 산업에 속한 꽤 훌륭한 기업입니다. 우리는 현재 인기가 좋은 산업이 아니라 그런 기업에 관심을 둡니다. 저는 컴퓨터 같은 산업에는 투자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정말 많은 기업이 컴퓨터 산업에 속하는데, 컴퓨터랜드ComputerLand처럼 다들 이름이 비슷하다는 점도 웃기고요.
배런스 첨단기술 산업에는 저렴한 종목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월터 저는 첨단기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물론 주가가 하락해서 좋은 투자 대상이 될 만한 기업이 몇몇 있겠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배런스 또 어떤 종목을 보유 중이신가요?
월터 수많은 문제를 겪었고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큰 기업도 몇몇 있습니다. 노스웨스턴 스틸 앤드 와이어Northwestern Steel & Wire가 대표적입니다. 노스웨스턴 스틸의 장부가치는 아주 높습니다. 수년간 꽤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현재 많은 문제에 휘말렸습니다. 수렁을 헤쳐나올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회사에 다소 유리한 쪽으로 반전할 수도 있고요.
배런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월터 오랫동안 노사가 모두 문제였습니다. 근로자는 높은 임금을 요구했고 경영진은 이를 받아들여서 고객에게 전가했습니다. 이제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입니다. 저는 레이건 행정부의 관점에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만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다음날 일본이 갑작스레 미국 제품의 수입을 허용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랫동안 일본이 앗아간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납니다. 미국이 자국 내 기초 산업을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런스 노스웨스턴 스틸 주식의 미래를 낙관하십니까?
월터 잘 모르겠습니다. 심각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을 근로자도 알고 있습니다. 맡은 업무를 잘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이득입니다. 지금까지 공장에 엄청난 돈을 썼고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성공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하지만 제3세계와의 경쟁은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런스 노스웨스턴 스틸 주식을 추가 매수할 생각은 없다는 뜻인가요?
월터 없습니다. 사실 현재 어떤 종목도 매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스웨스턴 스틸 지분은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기도 하고요. 문제가 꽤 많아서 이 자리에서 다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확실히 잠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제강 산업에서 합병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요.
배런스 노스웨스턴 스틸의 가치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월터 현재 시가총액보다는 높습니다. 정량화하기 힘든 요인이 많습니다. 지금 청산 과정에 있는 기업이 아니라 계속기업입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회사가 겪는 문제를 속속들이 알았다면 애초에 주식을 매수하지도 않았겠죠!
배런스 또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월터 제록스 지분도 있습니다. 최근 주가가 꽤 상승했죠. 제록스도 문제가 있었지만 막대한 현금흐름이 있었습니다. 유니언 카바이드Union Carbide 지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은 자산 규모가 막대하고 여러 문제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만 일반적인 투자자는 문제가 있는 기업 주식에 도통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유니언 카바이드는 뛰어난 가치주입니다. 하지만 보팔Bhopal 지역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있었죠. 투자한 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서 주가가 하락하는 일은 보유 기간에 한 번쯤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기업을 향한 사람들의 시각이 바뀔 뿐입니다.
배런스 제록스는 아주 오랫동안 절대 투자하지 않아야 할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월터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경영진은 크럼 앤드 포스터Crum & Forster를 인수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아마 보험지주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하리라고 생각했을 텐데요. 기업 인수에서 유념할 사실은 인수자가 대형 기업일 때는 상당히 높은 인수가를 지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피인수기업에 투자한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겠죠.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기업을 인수한다면 추후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인수대상 기업은 인수가가 몹시 낮다면 자사를 매각하지 않겠죠. 따라서 인수기업은 지불한 가격과 비교해 높은 가치를 얻는지를 유념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수기업보다는 인수대상 기업의 투자가가 되고 싶습니다.
배런스 제록스의 잠재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월터 제록스는 첨단기술 산업에 속합니다. 앞서 이 분야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배당이 주당 3달러나 됩니다. '제록스'가 일반명사가 되어가는 듯하고요. 현금흐름이 막대하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하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예전에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여 멍청한 짓을 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봅니다.
배런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믿음'이 잠재 가치에 관한 생각의 일부를 이룬다고 봐도 될까요?
월터 맞습니다. '믿음'으로 합리화하는 일은 없어야겠죠. 하지만 예전보다 저렴한 종목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배런스 그냥 현금을 보유하면 되지 않나요?
월터 우리는 한 번도 현금을 보유한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완전히 투자했어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요. 현금 보유에 관한 결정은 주로 심리에 바탕을 둡니다. 저는 현금을 보유할 때보다 완전히 투자할 때 더 편안합니다.
배런스 또 알려주실 만한 보유 종목은 없을까요?
월터 꽤 많은 종목을 언급했는데 아직도 더 원하시는군요. 우리는 플로리다 이스트코스트 인더스트리즈Florida East Coast Industries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배런스 처음 들어보는 회사입니다!
월터 현 주가와 비교해 우리 매수가는 상당히 낮아서 현재 매수하기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플로리다에 보유한 부동산 규모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제가 깔고 앉아 있을 만한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 가치가 있다는 점은 알지만 가치가 실현될 시점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이 잘 안 풀린다면 주가가 폭락할 위험도 있고요.
배런스 부동산을 언젠가 매각할까요?
월터 언제가 되었든 부동산에 무언가 조치가 필요합니다. 주주 환원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철도 사업의 수익성이 아주 높은데요. 세인트 조 페이퍼St. Joe Paper(1961년 플로리다 이스트코스트 인더스트리즈의 자회사인 레일웨이 컴퍼니를 인수했다)가 지배하지만 플로리다 이스트코스트 주주 역시 주주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제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저는 계속해서 보유할 생각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지금 매수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배런스 최근 주가는 어떠한가요?
월터 주당 40달러 정도입니다.
배런스 주당 평균 매수가는 어느 정도였나요?
월터 마지막으로 매수했던 가격은 주당 6달러였습니다. 아주 저렴할 때 매수했죠. 저는 분산투자를 선호하고 당시 부동산 주식은 보유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배런스 옵션 같은 상품을 조금이라도 손댔던 적은 없으신가요?
월터 옵션을 산 적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딱 한 번 산 적이 있네요. 그래도 시장이 상당히 하락했을 때 지수 옵션을 샀습니다. 다시는 옵션에 손대지 않기로 했고요. 공매도나 선물도 다루지 않습니다. 중개인만 이득을 보는 상당히 이색적인 영역입니다. 우리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배런스 포트폴리오에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도 (헤지 목적으로) 옵션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월터 안 합니다. 제 두려움이 배가하거든요. 시장이 상승할 때 제가 조처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옵션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동성을 방해합니다. 삶에서 자기에게 제한을 두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배런스 당신은 매년 시장의 향방을 두고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fair to middlin''이라는 생각에 가까운 관점을 지닌 것처럼 보입니다.
월터 시장의 향방에 관해서는 아무런 견해가 없습니다. 벤저민은 '순운전자본' 유형의 종목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고평가되었다고 주장한 적도 있습니다.
배런스 무슨 말인가요?
월터 역사적으로 볼 때 '순운전자본' 유형이 없을 때 시장이 붕괴했기 때문입니다. 1960년까지는 아주 잘 들어맞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 이후 '순운전자본' 유형이 없는데도 시장이 계속해서 상승했죠. 그래서 벤저민의 이론을 폐기했습니다. 제 식으로 바꾸면, 가치주를 그리 많이 발견할 수 없다면 시장이 그리 저평가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상당히 저평가되었다면 수많은 가치주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입니다. 동시에 시장이 그리 고평가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시장이 상당히 고평가되었다면 저는 단 한 종목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을 테니까요.
배런스 하지만 현금을 보유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셨잖아요?
월터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처음이 있는 법이죠. 시장이 정말 미쳐 돌아간다면 제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전부 매도해야겠다. 이 세상의 주가가 아니네. 제록스 주가가 125달러라니…." 하지만 지금까지 현금을 보유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 현금을 보유할 상황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열심히 일하며 저렴한 종목을 찾아낼 것입니다. 예전보다 조금 더 어려워졌을 뿐입니다.
배런스 당신을 포함해 계속해서 증가하는 가치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어려워졌다는 말씀이죠?
월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접근법에 관심을 두고 온갖 보고서와 논평을 생산하는 현 상황에 사실 겁이 납니다. 무언가를 암시하는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타임〉이나 〈비즈니스위크〉의 표지에 어떤 문구가 실릴까요? "조심하라…."
배런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월터 당신은 안심해도 될 듯합니다. 이상 〈배런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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