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다리 의자 #3

세 다리 의자 #3

Thinker
찰스 아크레
카테고리
투자철학
태그
아크레 캐피털 매니지먼트
Invest like the Best
Date
2022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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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다리 의자 #3

 
<Invest like the Best> 중 <The Three Legged Stool>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찰스 아크레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세 번째 다리: 자본의 복리 성장

 
패트릭: 다른 곳에서도 많이 다루셨던 훌륭한 기업으로 구성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계시죠. 아메리칸 타워(American Tower, 1995년 설립된 미국 부동산 및 무선, 방송 인프라 운영사) 같이 매력적인 재투자 이야기의 주인공도 있는데요. 그게 바로 세 다리 의자의 세 번째 다리죠?
 
찰스: 네, 맞습니다.
 
패트릭: 그 이야기를 해보죠. 아메리칸 타워도 좋고 다른 기업 사례도 좋습니다.
 
찰스: 아메리칸 타워는 바로 지난주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과점 시장을 이루고 있는 한 곳의 발전사(power company)를 또 인수했습니다. 새 송신탑은 개별로 봐도 아주 간단한 자산인데, 이를 세계적으로 55,000개쯤 모으니 전부 비슷해 보이죠. 이들 기업을 보면 PC가 성장하던 시기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PC를 사고 싶다면 운영 체제를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톨게이트 같은 것이죠. 무선 통신이 1G에서 2G로, 3G를 거쳐 4G, 5G로 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저나 저는 5G가 신기루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5G가 지금 이미 존재하는 것처럼 상정하지만, 정말 제대로 된 5G는 아직 멀었습니다.
 
무선 통신의 각 발전 단계에서는 끊김이 없는 연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더 밀도 있는 송신탑 망이 필요한데, 그 안테나의 중심부에 있는 발전사가 바로 톨게이트가 됐습니다. 무선 통신의 성장은 안테나를 통해 이뤄집니다. 안테나는 대부분 송신탑에 있지만 건물에 있는 경우도 있는데, 발전사의 사업 영역이기도 하죠. 그래서 무선 통신의 성장에서 톨게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놀라운 사실이죠.
패트릭: 리테일 데이터 센터(retail data center, 사업자가 직접 회선과 설비를 설치, 관리하고 운영하면서 최종 사용자에게 공간 또는 랙의 일부를 임대하는 방식) 같은 아이디어에도 말씀하신 부분이 적용되는지 궁금해지네요. 그런 기업에도 투자하고 계신 줄은 모르겠지만, 무선 통신 분야가 계속 성장한다면, 특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는 거대 트렌드에 대해 분산 투자하는 방식도 고려하시나요?
 
찰스: 모든 종류의 춤을 다 추기에는 우리가 그 정도로 똑똑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데이터 센터에 투자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게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계속 학습하고 관찰합니다. 과거에 우리가 어떤 기업 주식을 매도했던 결정이 옳았는지에 관해 생각을 많이 해보지만, 많은 경우 그렇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이죠. 당신이 자신을 퀀트 기반의 투자자라고 했기 때문에 하나 덧붙여 볼게요. 완전히 정량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즉, 버튼만 누르면 자신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민첩한 대응을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기업에 저까지 투자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말 똑똑한 수학자, 가령 르네상스 캐피털을 설립한 제임스 시몬스가 얼마나 많은 변수를 공식에 입력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제 생각에는 수만 개는 될 듯한데, 정말 믿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르네상스는 정말 뛰어난 성과를 낼 만큼 능력이 충만했습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도 살짝 관점이 다르지만 같은 부류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크레 캐피털은 그런 기술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고요. 대신 기업에 관해 아주 구식의 개념에 기반해 사고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성공하거나 실패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관해 답을 하는 방식이죠.
 
보통 제가 하는 발표에서 청중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손을 들고 "주가가 올랐잖아요"라는 대답을 내놓습니다. 네, 그럴듯하죠. 하지만 비상장 기업이라 호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답을 내놓겠습니까? 회계사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봉투 뒷면에 간단히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답이 가능하죠. "이 수치와 저 수치가 바로 오늘과 작년의 주주자본 금액입니다. 1년 동안 X%만큼 증가했죠."
 
패트릭: 아주 좋은 지표네요.
 
찰스: 바로 그걸 통해 기업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익률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제가 30년 전이나 50년 전에도 이 사실을 희미하게라도 인지하고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지금 진실로 드러난 일은 오랫동안 그 중요성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느리게 배우는 사람당의 창립 회원입니다(I'm a Charter Member of the Slow Learners)'라는 문구가 적힌 동전을 항상 지니고 다닙니다. 그게 바로 제 경우이고 제 삶이었습니다. 제가 10대라서 그런 동전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요.
 
패트릭: 아까 언급은 하셨는데 다루지 못한 주제가 있네요. 주가, 그리고 나쁜 재무상태표라는 포장지에 쌓인 훌륭한 기업에 관한 내용입니다.
 
찰스: 아, 그건 아메리칸 타워죠.
 
패트릭: 네, 좋은 사례 같습니다.
 
찰스: 맞습니다. 우리의 별도 계정과 투자조합에 아직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죠. 우리는 79센트나 80센트에 매수했는데, 오늘 주가는 209달러입니다. 아메리칸 타워는 점증하는 이익률 구조를 가진 훌륭한 기업이었습니다. 가령 송신탑이 단 두 곳의 임차인만 가졌을 경우에도 이익률은 90% 이상입니다. 게다가 1980년대 모든 전화 통신 기업의 레버리지 비율은 10배에서 20배에 달했습니다. 아메리칸 타워는 16배였죠. 철강 회사를 인수하고 송신탑 건설 사업 부문도 있으며 RF(Radio Frequency) 기술자도 고용하는 등 완전히 수직 통합되어 있었고요. 2000년 3월에 모든 전화 통신 기업의 붕괴가 시작되자 아메리칸 타워도 예외는 아니어서, 서둘러서 부채를 줄여야 했습니다. 2002년쯤 되니 주가가 5달러쯤으로 내려앉았는데, 우리는 여전히 보유 중이었죠.
 
우리는 1999년 10월 아메리칸 라디오(American Radio)에서 인적 분할한 아메리칸 타워가 설립된 때부터 주식을 보유했습니다. 기존 주주에게 배정된 후 재상장가는 15달러나 16달러쯤이었고 주가가 60달러까지 올랐던 때도 있었죠. 그러다가 2002년 3월에 5달러가 된 겁니다. 심지어 그해 9월에는 2달러가 됐습니다. 재무상태표상 부채는 60억 달러였는데, 2003년 11월에 상환해야 할 금액이 2억 달러쯤 됐던 듯합니다. 이게 바로 2002년의 추락이었습니다.
 
은행 여신을 이용해 부채를 상환하는 데도 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는 작업을 계속해왔지만,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았죠. 이 2~3년간의 추락 동안 주가는 고점에서 저점으로 50% 이상 하락했습니다.
 
2002년 9월에 우리는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도지(Steve Dodge)를 만나러 갔습니다. 당시 주가는 2달러였는데, 그는 11달러에서 시작한 내리막길에서 자사주를 더 샀습니다. 이 문제를 사모펀드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들려줬을 법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돈이 많이 들겠지만, 스티브가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요. 추락하는 회사의 리스크는 주주 이탈 리스크가 아니라 대량 희석 효과의 리스크였습니다. 사모펀드의 선택에 따라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상환할 수도 있으니까요.
 
2002년 10월 3일에 주가는 60센트까지 떨어졌고, 우리가 79센트에 매수한 주식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100배 이상 이익을 냈으니 토마스 펠프스의 기업 목록에 들어갈 만한 자격이 있겠죠.
 
여기서 짚고 넘어갈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커리어를 통틀어 한두 번만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그런 기회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따라올 텐데요. 모든 기회는 다 다릅니다. 세 다리 의자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인데, 시각화 요소로서 이 방 안에 네 개의 세 다리 의자를 놓아뒀습니다. 규모와 형태가 모두 다릅니다. 10년이나 20년, 30년 뒤에도 사업을 훌륭하게 하고 있을 기업을 어떻게 알아낼까요? 현재 이익률이 높은 기업이 미래의 훌륭한 기업일까요?
 
보통은 현재 그 규모가 작은 기업이 미래에도 훌륭한 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2년 10월에 아메리칸 타워의 시가총액은 2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천억 달러 정도죠. 80센트쯤 하던 주식이 11년 만에 209달러가 되리라고 제가 예측하면서 매수했을까요? 아닙니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하지만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매수를 계속했고, 그 결과 우리 고객과 주주, 파트너는 부를 얻었습니다. "투자 기업이 사업을 잘했기 때문에 우리 투자 성과도 좋았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패트릭: 아까 <매도(하지 않는 것)의 미학> 개념에 관해 언급하셨는데요. 그럼 매도하는 건 어떤 경우입니까?
 
찰스: 세 다리 의자에 비유해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진, 재투자라는 요소에 관해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요소에서 뭔가 문제가 일어나면 재검토합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습니다. 우리도 사람이고 실수할 수 있으며 매번 옳은 결정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4~5년 전에 로스 스토어(Ross Store, 1982년 설립된 미국의 의류 할인점) 보유 지분을 매도했던 적이 있어요. 매도한 이유는 CEO 교체였습니다. 신규 선임된 CEO는 투자 업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죠. 이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어서 불편했기 때문에 차익을 얻으며 매도했죠. 시간이 지나자 그 결정이 실수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에서의 실수, 즉 매도 이후에도 사업을 계속 잘한 회사에 동참할 수 없었던 실수였죠.
 
로스 스토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흥미롭고 훌륭합니다. 일반적으로 유통기업은 견고하고, 우리가 여러 유통기업에 투자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투자를 담당했던 우리 회사의 파트너는 로스 스토어를 매도했던 결정은 분명히 실수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에는 전혀 몰랐죠. 당시에 일어났던 일을 고려해 본다면 매도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습니다.
 
패트릭: 이번에는 세 다리 의자의 두 번째 다리와 명칭은 같지만, 당신이 아크레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에 관해 질문하고 싶네요. 영문학을 전공하고 의대 준비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투자 업계에 들어왔을 때 어떤 선입견도 없었다고 하셨는데요. 당신이 사람에게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찰스: 영문학 전공자와 의대 준비 과정 이수자, 투자 운용 분야 종사자는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사람들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곤 하는데요.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세 가지 모두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해서 판단을 내리는 일입니다."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기업인 전기를 읽으면 사람의 행동에 관해 배울 수 있습니다. 간혹 과거를 미화하는 전기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해서 볼 수도 있죠. 경험을 통해 배울 수도 있습니다. 1970~80년대에 관해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는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 투자하며 그 업계를 10년 이상 경험한 투자자였습니다. 이후에 여러 이유로 인해 그 업계에 한동안 투자하지 못했지만요.
 
당시에 여름이 되면 저는 메인주로 건너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주말에는 더트 트랙(dirt track, 석탄재와 흙 등으로 만든 경주 도로)에 가서 스톡 카 경주를 관람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트 트랙이 향상되면서 포장이 되고 칸막이가 있는 특별석이 생기며 더 좋은 장비를 갖췄고, 경주용 자동차도 더 좋아졌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진전이었죠. 그래서 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그 무한한 가능성에 빠져들었습니다.
 
당시 주식 중개인이었던 저는 사무실로 돌아와 스탠더드 앤 푸어의 기업 데이터를 뒤져서 말과 개, 자동차 경주와 관련된 기업을 모조리 찾았습니다. 뭔가 재밌는 기업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요. 자동차 경주 트랙과 스톡 카 트랙과 관련된 회사는 총 세 개가 있었는데, 포뮬러 원(Formula One) 같은 곳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샬롯 모터 스피드웨이(Charlotte Motor Speedway)와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 아탈란타 레이스웨이(Atlanta Raceway)였습니다. 저는 샬롯과 아탈란타에는 이미 투자했고,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는 아니었죠. 아주 긴 이야기지만, 샬롯 모터 스피드웨이의 지분 70%를 보유한 사람이 제가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한 직후에 회사를 비상장으로 전환했습니다. 그가 비상장 전환을 위해 제시한 인수가가 너무 저렴했는데, 샬롯이 자리 잡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주법은 소액주주의 거부권을 인정했습니다.
 
제 처남이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는 샬롯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맡게 됐고 저도 참여했습니다. 수많은 사실을 확인한 결과, 샬롯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었던 그 사람은 인수가 산정에 회사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포함하지 않았던 것을 발견했어요. 독립적인 외부감사도 이뤄지지 않았죠. 최대주주가 못된 짓을 하는 것을 잡아낸 것이죠. 우리는 도둑의 범행 증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대주주는 기존 인수 제안가의 세 배쯤 되는 가격을 우리에게 제안하면서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게 바로 당신의 돈을 훔쳐 가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회사는 비상장으로 전환했고 오늘날까지 사업을 잘하고 있습니다. 그 최대주주가 역시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또 하나의 성공적인 상장사가 있는데요. 그가 제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을 반복할 것이라는 점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계된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비상장 기업 투자에서 관계된 사람들이 우리 예상을 벗어나는 방식으로 행동했던 경험이 있는데, 무능력할 뿐만 아니라 정직하지도 않은 방향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주기적으로 일어나더군요.
 
패트릭: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의 빌 프랑스에 관해 언급하며 샬롯의 최대주주보다 더 특출난 리더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빌이 그런 리더인 이유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찰스: 먼저 그는 월스트리트에 잠식당하지 않고 그의 사업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했습니다. 빌과 대화를 나눴던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데이토나 500 같은 경주는 입장권이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경주였습니다. 하지만 '블루칼라 노동자'가 그의 고객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입장권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입장권 가격을 4~5년에 한 번 정도 인상하는 데 그쳤습니다. 인상 폭도 높지 않았고요. 그런데도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는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치 워싱턴 포스트의 과거 시절과 흡사합니다. 다른 신문사가 모두 가격을 올릴 때에도 워싱턴 포스트는 신문 한 부당 50센트나 1달러라는 가격을 고수했었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을 급격히 올리지 않았죠. 그게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찌 됐든 빌은 신규 관람석을 확충할 때도 미판매 입장권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주 신중하게 결정하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회사는 이런 방향성을 계속 유지하다가 빌의 사망 이후에 월스트리트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모든 입장권 가격을 올려야 하고 신규 관람석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는 애널리스트와 은행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됐죠.
 
이런 기조를 가지게 되면서 가장 최근의 불경기 때 모든 단점이 한꺼번에 몰려온 결과 업계에서 입지가 흔들렸습니다. 그러니까 빌은 자기 딸을 비롯해 그를 승계한 이들보다 훨씬 고객 중심 관점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패트릭: 호기심이 기업과 투자 세계가 아닌 어떤 다른 분야로 당신을 이끌었는지 궁금합니다. 토지 보전(land conservation)에 관심이 높으시죠. 그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와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약간의 배경 설명을 해주시죠.
 
찰스: 우리는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도시 계획상 사람들에게 여가 활동이나 마음의 편안함을 줄 목적을 가진 공터나 녹지 등의 공간)가 인류에게 줄 수 있는 가치와 그 아름다움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주요 활동은 농장과 토지에 지역권(easements, 남의 토지를 특정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사실 세법을 통해 달성할 수 있어요. 세법은 미래 사용 방식이 제한되게끔 토지에 지역권을 부여하는 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연방 세법에 따르면 이 제한은 영구적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죠. "단 1분도 진짜 영구적으로 제한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그런 규제에 적응해서 다른 방법을 금방 생각해낼 겁니다. 따라서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죠. 이는 토지 보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네이처 컨저번시(The Nature Conservancy, 1951년 창립,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환경 단체)의 메인주 협회 이사회 일원입니다. 네이처 컨저번시는 메인주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지역과 전 세계에 필요한 토지 보전에 관련된 일을 광범위하게 실행하는 조직입니다. 댐을 허물어서 지역 강 고유의 어류를 복원하거나 거대한 숲을 조성해 탄소거래 시장에 공급량을 제공하는 일 등이죠. 모두를 위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자연에 관한 활동이죠.
 
패트릭: 정말 좋은 활동이네요. 젊은이를 위한 조언 관점에서 보면, 아까 이야기했던 상상력과 호기심이 선도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에 꼭 갖춰야 할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투자자나 장차 투자자가 될 이들이 더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또 조언하실 게 있는지요?
 
찰스: 자신의 열정을 따르세요.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미친 듯이 독서를 하고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세요.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제퍼슨 호텔에 살았던 한 남자가 가학적인 성행위를 주도하는 여성(dominatrix)과의 관계 때문에 체포됐던 일이 있었죠. 저는 그런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해 농담하곤 합니다. 원하는 가격을 그대로 받아낼 수 있다는 뜻인데, 실생활 경험에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죠. 제가 생각하는 가격 결정력의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황금연휴의 주말이라고 해보죠. 당신의 아내는 2시간 뒤에 100명이 참석하는 파티를 여는데 갑자기 변기가 고장 났습니다. 파티가 시작하기 전에 변기를 고칠 수만 있다면 당신은 배관공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지불할 생각이 있겠죠. 그게 바로 가격 결정력입니다. 저는 가격 결정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에 관해 항상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핵심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스터카드나 비자도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죠. 이들이 가진 가격 결정력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우리만의 견해가 있지만 더 이상 외부에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해당 기업도 이에 관해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겁니다.
 
패트릭: 네, 정말 좋은 1시간이었습니다. 공통의 마지막 질문을 해보죠. 누군가 당신에게 베푼 가장 친절한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찰스: 그건 너무나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여기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패트릭: 이해합니다.
 
찰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려는 의지는 한 인간에게 갖는 가치의 관점에서 헤아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씁니다.
 
패트릭: 오늘 <Invest like the Best> 팟캐스트에 출연해 주신 것만으로도 당신이 그러고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찰스: 이런, 벌써 한 시간이 지나가 버렸군요!
 
패트릭: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찰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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