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의 마법을 누리기란 왜 이렇게 힘들까

복리의 마법을 누리기란 왜 이렇게 힘들까

Thinker
존 네프
카테고리
투자철학
태그
아크레 캐피털 매니지먼트
Invest like the Best
Date
2022년 06월 02일
아크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존 네프(John Neff)가 2022년 5월 13일에 작성한 따끈따끈한 글을 가져왔습니다.
* 아크레 캐피털의 존 네프는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 네프처럼 하라>의 저자 존 네프와 동명이인입니다. 후자의 존 네프는 2019년에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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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의 마법을 누리기란 왜 이렇게 힘들까

 
존 네프
(아크레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트너)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억만장자가 있을까? 정확한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추정치는 1,000명을 훨씬 밑도는 숫자를 내놓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본 가장 높은 수치는 927명이었다. 정확한 인원이 얼마든 간에, 복리가 가진 힘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억만장자가 존재하는 게 맞을 것이다. 지난 100년간 주식 시장에서 연 환산 복리수익률 10%를 달성했다고 가정한다면, 한 가족이 1922년에 겨우 72,000달러를 투자한 후 내버려 뒀다면 2022년에 10억 달러가 됐을 것이다. 1922년 당시에 그 금액을 투자할 만한 형편이 됐던 가구 수가 얼마나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시점의 억만장자 인원보다는 훨씬 더 큰 숫자였으리라고 확신한다.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었던 이들 투자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복리의 마법이 가져다주는 열매를 따 먹는 투자자가 왜 이렇게 적을까? 우리는 그 이유가 불황이나 경기 침체, 전쟁, 금융·정치 위기,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팬데믹 혹은 부정적인 거시 경제 사건과 (놀랍게도)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100년간 주식 시장에서 거둘 수 있었던 수익률은 이 모든 끔찍한 일을 다 겪고 얻어낸 것이다. 주식 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부를 복리로 증대시켜왔다. 1922년에 S&P 지수에 1달러를 투자한 후 내버려 뒀다면 2022년에 거의 13,800달러가 됐을 것이다. 복리의 차선에서 투자자를 이탈시키는 건 부정적인 거시 경제 사건이 아니라는 게 우리 결론이다. 이들 사건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이야말로 그 장본인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 행동이 복리의 마법에서 탈선하게끔 한다.
 
우리 모두 이런 역효과를 낳는 행동을 잘 알고 있다. 다음 불황이 도래하기 전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려는 시도나 다음 강세장이 시작하기 전에 매수하려는 시도,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에서 좋은 성과를 내리라고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의 "재배치", (회복 장세에서 성과를 복구할 수단 자체를 없애버리는) 약세장에서의 손절 등이다. 이들 행동은 직관적이기도 하고 걱정과 불확실성이 고조된 이의 관점에서는 이성적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장기간 복리의 마법을 누리기가 그토록 어렵고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정확한 이유다. 장기 복리를 달성하려면 직관에 반대되고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투자자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무척 좋아하는 버핏의 격언 중에 "주식 시장은 투자자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투자자를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the stock market exists to serve investors, not instruct them)"라는 말이 있다. 우리 생각에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 성과와 그 기업 주식의 주가 움직임을 구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논지를 담고 있다. 기업 펀더멘털과 주가 모두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는 이들 간의 괴리가 발생할 때마다 주식 시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가 움직임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너무도 많은데, 심지어 주가 움직임을 보고 기업 펀더멘털을 유추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투자자는 주식 시장에서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가르침을 받는 것이고, 복리의 힘을 손상한다.
 
연초부터 현재(2022년 5월 13일)까지 펀더멘털과 주가 간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 몇 가지를 제시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카맥스(CarMax) 사례다. 2022년 2월 28일 종료된 회계연도에 카맥스가 영위하는 사업의 성과는 아래와 같았다.
 
  • 소매 판매량 23% 증가
  • 도매 판매량 66% 증가
  • 주당 잉여현금흐름 47% 증가
  • 0~10년 차 중고차 시장점유율 3.5%에서 4%로 증가(작년 시장점유율 13% 증가)
 
카맥스는 최고의 온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끔 사업을 재편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위와 같은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여러분도 감명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카맥스 주식의 올해 실적은 어땠을까? 카맥스 주가는 연초 대비 현재까지 거의 30% 떨어졌다.
 
두 번째는 사모펀드 계의 강자인 KKR이다. 2021년에 KKR이 영위하는 사업의 성과는 아래와 같았다.
  • 운용자산(AUM: Assets Under Management) 유기적 성장률 48%
  • 수수료 및 보수 관련 이익 54% 증가
  • 배당가능이익 100% 이상 증가
  • 신규 자금 1,210억 달러 유치(이 중 절반은 KKR이 5년 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투자 전략 부문)
  • 1,120억 달러의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사모펀드가 투자자 출자금 중 아직 투자 집행하지 않은 자금) 보유 중
  • 장부가치 25% 증가
 
역시나 환상적인 펀더멘털 성과다. 그렇다면 KKR 주식의 올해 실적은 어땠을까? KKR 주가는 연초 대비 현재까지 거의 31% 떨어졌다.
 
(주식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주가 하락을 겪고 있는) 지금쯤이면 주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반영하고 2022년의 주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악화하리라 예상되는 경제 환경에 관한 우려 때문이라는 점을 다들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이 우리 기업의 이익력(earnings power)이 계속 증가하면서 더 가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논지를 약화하지는 않는다. 카맥스가 상장 기업이 아니라 사모펀드가 보유한 비상장 기업이었다면 직전 회계연도 종료 시점에 당연히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했으리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바로 그 모순이 한편으로는 상장주식 시장에서 위대한 기회의 원천이기도 하다. 변화무쌍한 주가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의 대응이 만들어내는 기회다.
 
카맥스와 KKR 사례가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유지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하지, 주가 움직임으로부터 펀더멘털을 유추하지 않는다. 오히려 펀더멘털과 주가 간의 괴리가 발생할 때 주식 시장이 우리를 돕게 만들고 싶다. 그게 바로 복리의 힘을 손상하는 투자자 행동을 피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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