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좇는 투자 #4
<Invest like the Best> 중 <Investing Behind Change>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스티브 맨델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투자자를 위한 조언
패트릭: 특정 사업에 대한 논의는 이쯤에서 멈추고 두 개 정도 주제를 더 이야기하면서 오늘 대담을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젊은 애널리스트가 가능한 한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기업에 대한 전체 역사를 다루는 커리큘럼을 만든다고 하면, 당신은 월마트를 먼저 고르실 듯한데요. 이 외에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고 잘 적응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기업이 또 있을까요?
스티브: 최근을 놓고 봤을 때 생각나는 건 아마존과 넷플릭스입니다. 제가 지나치게 극적으로 묘사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 그대로 회사가 사라질 위기 직전까지 갔다가 엄청난 전환(pivot)을 이뤄낸 곳이죠. 이 사실을 모두가 잊기 때문에 저는 항상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을 시작했던 때가, 아 제가 까먹었네요. 2002년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을 출시하기 한 분기 전에 전사 매출 증가율은 9%였습니다. 아주 젊은 회사였지만 성장의 속도가 둔화하고 있었죠. 오늘날의 아마존이 되는 데 중요했던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아마존 프라임이야말로 성공의 문을 열고 고객을 붙들어 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전체의 사활을 건 승부였죠. 처음에는 79달러나 79.95달러쯤으로 시작했을 겁니다. 치약 하나씩을 주문한 사람이 쌓여 배송비가 폭증해서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리스크였죠. 결국 이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고 아주 현명했던 시도가 됐습니다.
AWS(Amazon Web Services)는 내부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중에서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도 출시하기로 한 발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 사업(first party)과 제3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광고 사업으로 이동했는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어떤 함의를 갖는지에 관해서 공부할 만합니다. 아마존에는 결국 실패한 셀 수도 없이 많은 내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리스크 감수와 커다란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를 인큐베이팅하는 방법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진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저는 AWS가 처음 출시됐을 때 회의적이었죠. 이 사업이 어떻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제프 베조스는 피보팅(pivoting,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과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결국 가치를 창출해 내고야 말았습니다.
넷플릭스는 두 번의 거대한 전환을 겪었습니다. 먼저 DVD를 우편으로 보내서 고객이 이를 반환하는 방식으로의 변화였죠. 사업 트렌드는 확실히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었고, 넷플릭스에 이 피보팅은 정말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패트릭: 아주 처절한(brutal) 시도였죠.
스티브: 네, 그리고 그 변화에 뒤따르는 결과가 무엇일지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깨달음을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이미 개봉한 이러저러한 영화의 라이선스를 얻기 위한 경기에 다른 모든 이들과 함께 참가한다면 차별화된 고객 제안이라고 할 수 없어. 우리 고유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데 엄청난 돈을 써야만 하겠어." 이 두 전환은 넷플릭스가 생존하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가치와 엄청난 해자를 창출했습니다. 지난 25년을 되돌아볼 때 공부할 필요가 생각하는 두 회사의 이야기였습니다.
패트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넷플릭스를 '뎁플릭스(Debtflix, 부채를 뜻하는 'debt'와 'Netflix'의 합성어)'라고 부르는 걸 아시나요? 사업에 투입되는 자본이 너무 크고 계속 증가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대열에 합류한 다른 회사도 여럿 있죠. 넷플릭스의 믿기 힘든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컨텐츠를 제작해야만 하는 흥미로운 위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마존의 제3자 마켓플레이스 같은 것과는 아주 달라 보입니다.
스티브: 네, 이들 기업이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 같다는 주장은 한동안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분기점은 넘었다고(cross lines)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두 가지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기업회계기준(GAAP accounting)인데, 넷플릭스가 만들거나 인수한 컨텐츠에 얼마만큼의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적용할까의 문제죠. 두 번째는 지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두 번째 관점에서 올해에는 지출하는 것만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경기에 참여하거나 앞서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매해 더 커지겠지만 현금흐름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겁니다. 8년쯤 뒤에는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회계 이익이 순현금흐름과 같아질 거고요.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봅시다.
미래가 반드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넷플릭스에 관해 이목을 끌지 못하는 지점이 하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제작과 전 세계의 현지 컨텐츠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통하는 컨텐츠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컨텐츠와 그 가치에 대해서 말이죠. 미국의 투자자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을 편협한 지역주의의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도 많을 거고요. 미묘한 차이를 읽어내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패트릭: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예술 행위와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지나치게 과장한 표현일까요?
스티브: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공식보다는 예술에 가깝고 끊임없이 발전합니다. 지난 25년간 우리가 투자한 기업이 얼마나 변했는지 생각해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죠. 기본 원칙은 유지해야겠지만 전술과 사업 구조 등은 적응해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것이죠.
패트릭: 당신의 투자 커리어를 통틀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동력 한 가지나 두 가지를 찾아내셨나요?
스티브: 네. 론 파인의 애널리스트에게 전수하고 명심하도록 하려는 내용이기도 한데요. 정말 중요한 세 가지 요소를 규명하고 이들을 가져서 이해하고 어떻게 변화할지와 데이터의 원천을 이해해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겁니다.
패트릭: 그게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인가요?
스티브: 네,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훈련의 성과가 높거나 좀 덜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 사업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가 초점을 맞췄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더 이상 가장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가 떠오르네요. 아주 오래전에 단순 의료보험사였는데 이제는 수많은 종류의 의료 서비스 제공자이자 데이터 기업, 기타 의료 관련 사업자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가 실적을 발표할 때면 사람들은 의료보험 부문의 손해율(medical loss ratio, 지급 보험금과 의료 서비스 퀄리티 향상을 위한 지출의 합을 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정의)에 먼저 주목합니다. "이건 더 이상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같은 말을 되뇌면서 말이죠. 손해율은 사실 단기적인 지표입니다. 현재 손해율이 높거나 낮다면 향후 1년 이내에 자기 조정이 이뤄지는데, 의료보험 계약이 매년 갱신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핵심 동력을 찾고 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패트릭: 오늘 대담의 전체적인 큰 주제가 기업 내부에서 뚜렷이 관찰할 수 있는 거대 변화의 영역인 듯합니다. 때에 따라서 AWS와 같은 형태를 취할 텐데요. 사람들이 느리게 수용하는 변화가 일어날 경우 기회의 영역이 될 수 있겠죠.
스티브: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 거대 변화를 잘 포착해왔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변곡점이 발생하는 그곳에 바로 기회가 있습니다. 구글이 역경매(Dutch auction, 한정된 물품의 수량에 맞도록 최고가 구매자부터 판매 수량을 확정해나가다가 마지막 수령자가 되는 최저가 수령자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여 판매하는 것) 방식의 최저가 공모가 입찰을 통해 상장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저는 그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죠. 상장 후 첫 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고 나서 "오, 이런, 얼른 매수해야겠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가 있기 마련이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어도 "그래, 이제 이해하겠다"라고 말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패트릭: 오늘 대담에서 아직 다루지 않은 세계적인 주요 변화 중에 당신이 관심을 가지고 기업 세계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있을까요? 그 후에 당신의 자선 활동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대담을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스티브: 30년 전에는 자신이 사는 마을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접하지 못하고 빈곤에 허덕이던 사람이 수십억 명이나 됐습니다. 지난 30년간 이들은 외부 세계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빈곤에서 벗어났죠.
신문은 매일 나쁜 소식을 보도하지만, 질병과 기아, 폭력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전 세계 인구 대비 비율은 전례 없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시적인 부분에 집착하면서 이런 사실을 잊게 됩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부 변화는 미국에 그리 좋지 않았는데, 미국에서 미국인을 고용해 처리해야만 했던 일이 다른 지역에서 헐값에 대체 가능해졌고, 저비용을 하늘이 내려준 양식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모든 변화의 근본적인 동력은 기술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패트릭: 당신을 동기부여 시키는 핵심 요인은 지난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했습니까? 자선 활동에 대한 전략과 관점을 어떻게 형성해왔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의도니 양해해 주세요.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는 어떻게 변했습니까?
스티브: 제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그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친구를 최우선시합니다. 저 스스로 명시적으로 그런 질문을 해본 적은 없지만, 제가 이 세상에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가치는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사실은 항상 이 생각을 해왔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세상을 조금 더 낫게 만드는 시도를 해야만 합니다.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보자, 내가 투자 일을 그만두고 고등학교 역사 교사 같은 일을 하는 게 과연 이 세상에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까?" 제가 여타 교사 수준의 좋은 선생님이 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답은 '아니오'일 겁니다. 만약 교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50명 정도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다행히 저는 투자 일을 하면서 밖으로 나가 온갖 흥미로운 사람과 기업, 리더를 만나 재밌는 사실을 배우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꿈만 같은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직업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렇게 투자를 통해 번 돈 일부를 다른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쓰는 겁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제 부인과 교육에 초점을 맞춘 저는 함께 여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민주주의가 계속 민주적일 수 있게 하는 일을 하고 있죠. 우리 시간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때도 있고 덜 만족스러울 때도 있지만요.
패트릭: 당신이 관심을 두는 교육 시스템의 투입과 산출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도 값진 의미를 지닐 교훈은 무엇입니까?
스티브: 미국의 교육 문제는 그 시스템과 이를 둘러싼 정치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많은 조직과 일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됐는데요. 론 파인 재단에서 수행한 여러 가지 일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교육에 관련된 것이 많았고 론 파인 캐피털의 임직원이 많이 참여했죠. 30년 전에는 교육 문제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학업 성과가 2~3년 뒤처진 아이들이 평균을 따라잡는 것뿐만 아니라 삶에서 성공의 가도를 달릴 수 있는 궤도에 올리는 것도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30년이 지나고 보니 30년 전에는 사실상 그런 일의 사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사례가 존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체로 알고 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뿌리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자금 규모로도 가능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정치와 (제가 명명하기로) 변화에 묻어 들은 구조(embedded structures to change)이고, 이 두 가지가 어려운 부분이죠.
패트릭: 당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주식 투자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어 하고 재능이 넘치는 젊은이의 커리어 초기에 해줄 만한 조언이 있을까요?
스티브: 공개 시장이든 사적 시장이든 분야는 관계없이 펀더멘털에 대해 훌륭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펀더멘털은 서서히 터득(by osmosis)하는 겁니다.
패트릭: 강의실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다고 바로 얻게 되는 것이 아니죠.
스티브: 맞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기업을 탐방하고 함께 일 하면서 체득하는 것이죠. 저는 그 혜택을 입은 사람입니다.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제가 다녔던 모든 직장에서 놀라운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그들로부터 정말 많이 배웠죠. 저는 예전에 오전 5시 48분 기차를 탄 후 지하철로 갈아타서 시내에 있는 골드만 삭스로 출근했습니다. 도중에 브로드 스트리트 85번지(골드만 삭스는 1983년에 뉴욕 금융지구의 이 주소지 건물로 본사를 이전했다)를 쳐다보며 스톤 스트리트를 걸었습니다. 그럴 때면 10시 7분쯤 됐는데, 저 건물에는 미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곤 했죠. 모든 면에서 정확하지는 않을지라도 방향성 면에서는 옳은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많은 것을 배운 훌륭한 사람들이 거기 있었습니다. 타이거 매니지먼트에서도 줄리안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서도 많이 배웠죠.
패트릭: 정말 재미있는 대화였습니다. <Invest like the Best>에 출연하는 모든 게스트에게 동일한 마지막 질문을 하는데요. 누군가 당신에게 베푼 가장 친절한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스티브: 아마도 제 청혼을 받아들인 제 부인의 대답일 겁니다. 하지만 제가 그날 청혼할 줄 알았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자신을 표현하고 발전하며 꺾임 없이 일 해올 수 있었던 자유와 활주로를 마련해 준 골드만 삭스의 조 엘리스와 타이거의 줄리안 로버트슨도 정말 친절했습니다. 두 사람이 각 직원의 개성을 존중해 준 덕분에 제가 최선을 다하고 배울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친절함으로 묘사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대함이 담긴 행동인 건 분명합니다. 그런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죠.
패트릭: 오늘 대화를 끝내기에 딱 좋은 시점 같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대화였고 제 기대처럼 많이 배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스티브: 저도 고맙습니다, 패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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