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기업 #2

고릴라 기업 #2

Thinker
제프리 무어
카테고리
스타트업 VC
태그
와일드캣 벤처스
Invest like the Best
Date
2022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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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기업 #2

 
<Invest like the Best> 중 <Building Gorilla Businesses>
진행: 패트릭 오쇼너시, 게스트: 제프리 무어
 
번역: generalfox(파란색 글씨: 역자 주)

 
패트릭: 동의합니다. 세일즈포스는 마치 세계관 형성과 비슷한 부분이 있죠. 독점적인 코딩 언어든 연례 드림포스(Dreamforce) 행사든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애플리케이션(운영 체제에서 작동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지칭)인 동시에 인에이블링 기술(enabling technology, 사용자나 문화의 능력을 급격히 변화시킬 수 있는 발명과 혁신을 뜻하는 기반·핵심·실행 기술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파생 기술을 급속히 발전시킨다)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개방형과 독점 유형이 고릴라 기업이 자기 위치를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그게 바로 뛰어들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는 또 다른 차이일 겁니다. 나아가 인에이블링 기술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기술 기업보다 앞선다고 주장하실 듯한데요. 인에이블링 기술 기업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우선 설명해 주시고, 양자 간의 차이가 왜 재미있는 주제인지도 말씀해 주시죠.
 
제프리: 인에이블링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은 아주 중요하고 마치 음양의 조화와 같이 흥미롭습니다. 세상이 기술에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입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전도할 때는 인에이블링 인프라(enabling infrastructure)보다 애플리케이션이 밖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일단 애플리케이션을 믿고 나면 크기를 키우거나 향상하거나 정교화하려고 하죠. 그래서 인에이블링 인프라에 막대한 압력을 가합니다. 수평적 확장에 돈이 더 많이 몰려들고, 수직적 확장은 속도가 더 빠릅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캐즘을 건너는 건 전부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토네이도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인프라나 인에이블링 인프라에 관한 비중이 급속히 증가합니다. 플랫폼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시스코,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의 주동력원(power place)이 됐죠. 오라클은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늘 데이터베이스 비중이 컸습니다. 하지만 인에이블링 기술을 가진 기업은 애플리케이션이 그보다 먼저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강박을 던져버려야 합니다. 이 분야에서는 여러 마케팅 메시지로 '우리가 차세대 인에이블링 기술이다'라고 외쳐봐야 별 소용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 기술 없이도 잘 지내고 있고, 그 기술을 어디에 쓸 수 있을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지금 그 기술을 믿어야 할 이유도 발견하지 못하고요. 일단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장을 낚아챈 다음 새로운 인프라로 걸어들어오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패트릭: 시점을 더 근래로 이동해 보면 인에이블링 기술에만 집중한 사례는 어떻게 보시나요? API 회사나 스트라이프(Stripe, 결제 처리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제공 회사), 트윌리오(Twilio, 전화 및 문자 송수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도구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API 회사), 옥타(Okta, 사용자 인증을 관리, 보호하고 ID 제어를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이루어진 세계라고 보면 되겠죠. 이들 기업은 당신이 말하는 실제 사용(actual application)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아마존의 AWS는 인에이블링 기술이지만 자사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사업 부문이 최초 고객이었죠. 따라서 아마존은 그들이 직접 실제 사용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유형 사업을 하는 회사에서 특정 기능 수행을 위해 위에 열거한 API 중 하나를 고르는 과정을 거치는 순수 인에이블링 기술은 어떻게 보시나요?
 
제프리: 보통은 사용 사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옥타 같은 경우는 하나의 표시를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정말 싫어하는 어떤 일 하나를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뛰어든 것이죠. 옥타는 먼저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사람들이 정말 흥미로운 세계에 들어오게 됐다는 걸 깨닫게 되리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여러 고속도로와 합류하게 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죠. 휴게소와 식당, 호텔도 필요할 겁니다. 그게 바로 옥타가 한 일입니다. 하지만 인에이블링 인프라는 반드시 현존하는 인프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진 애플리케이션 사용 사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엇보다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서 단 하나의 사용 사례와 애플리케이션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향상을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개발해야만 하죠. 기업은 자기가 정말 이 모든 걸 하고 싶은 건지 자문해봐야 할 텐데, 그 작은 시장을 가져가는 게 성과의 전부라면 그런 수고스러움을 감내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 진입점(point of entry)입니다. 첫 번째 산업에서 첫 번째 사용 사례를 만들어냈을 뿐이고, 거기서부터 확장하기 시작하죠. 기술 수용 주기에서 우리가 볼링 앨리(bowling alley)라고 이름 붙인 단계입니다. 첫 번째 산업에서 두 번째 사용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두 번째 산업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결정합니다. 둘 중 어느 방향이든 외부로 확장하게 되죠. 그러다가 충분히 확장한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세상은 새로운 인프라를 받아들입니다. 그때가 바로 토네이도가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패트릭: 기업이 투자자를 위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경쟁우위를 구축하는 것과 별개로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대담에서 이미 다룬 관찰 내용에 따르면 카테고리 내에서 다각화하는 게 아니라 고릴라 기업으로 통합하는 게 중요한데요. 당신의 저서에서 두 번째 흥미로운 분석은, 주식 시장은 일반적으로 경쟁우위의 수명과 잠재 성과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술 분야 고릴라 기업의 경우에 말이죠. 시장은 왜 그렇습니까? 투자자란 가격이 잘못 매겨진 자산을 찾아 헤매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요. 왜 그런 현상이 계속됩니까?
 
제프리: 가격이 잘못 책정되는 이유는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내 파워의 분할에 대한 주류시장의 모델을 토네이도에 영향받는 투자 환경에 적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령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와 포드, 크라이슬러를 둘러싼 자동차 산업의 30년사를 한번 보죠.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세 회사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GM이 포드보다 점유율이 높지만, 포드도 아주 좋은 투자처가 됐을 겁니다. 크라이슬러나 피아트도 나름의 문제가 있었지만 역시 좋은 투자처가 됐을 거고요. 하지만 토네이도의 세상에서는 고릴라 기업에 대항해서 사실상의 표준을 지키라는 생태계의 힘이 작용해서 점유율을 빼앗기게 됩니다. 먼저 이들은 고릴라에게 롱테일(long tail)을 뺏깁니다. 롱테일 부문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릴라를 복제하는 것밖에 없죠. 그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지만, 범용화 전략일 뿐이죠. 특히 침팬지 기업은 구조적으로 점유율을 뺏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힘듭니다. 투자자는 침팬지를 과대평가하고 고릴라를 과소평가합니다. 우리가 나눗셈을 틀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산술적(arithmetic) 분할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게 아니라 대수적(logarithmic) 분할을 해야 합니다. 즉, 선형 관계가 아니라 멱함수 관계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선형을 훨씬 선호하고, 선형 관계에 대한 이해도도 더 높죠. 인수합병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릴라나 침팬지를 인수하는 기업은 다른 고릴라와 경쟁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그 기업의 대규모 포트폴리오에 고릴라나 침팬지를 편입했고 관련 고객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딱히 그렇진 않습니다. 경쟁 고릴라와 함께 일하면서 먹고 사는 기업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지 두 번째에 불과한 표준에는 그리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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